본 시리즈는 2월 비수기에 10일간 아이들과 함께한 시칠리아 가족 여행기입니다. '애들 빙자 여행러' 작가가 운전, 석조 주택, 와인, 현지 식재료 등 다양한 주제로 섬의 진면목을 담아냈습니다. 타오르미나와 라구사 등 주요 명소의 여유로운 풍경과 한국인 리뷰의 연대 등 생생한 미식 경험과 문화적 통찰을 총 10편의 글로 흥미롭게 소개합니다
난 음식에 관심이 많긴한데 미식가나 진심을 표하긴 좀 그렇고. 이번 여행에서의 시칠리아 음식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음식은 아마도 한 편으로 다루기 힘들겠지. 가기 전부터 각종 유튜브와 블로그들을 찾아보며 각종 공간을 구글맵에 표기하였다. 몇 가지 원칙을 정했는데 그 원칙은 여지없이 무너졌다.젤라또 맛집은 미저장. 왜냐면 어딜가나 맛있을 것임으로. 단, 시칠리아니깐 젤라또보다 그라니따 위주로 아침은 숙소주변에서 간단하게. 에스프레소 향연을 맛 볼 것. 아니 카푸치노와 꼬르네또로 현지인 처럼.하루 한 끼는 현지식으로 잘 먹는다. 이때 현지 시칠리아 와인 위주로 하루 각 1병을 해치운다. 백종원 아저씨와 유명 유튜버들이 다녀갔던 곳에 대한 개인적인 리뷰를 해 본다비수기 여행에서 간과한 것이 있는데 그건 한 겨울에 시칠리아 사람들은 '그라니따'를 잘 먹지 않는 것이었다. 그라니따는 사진과 같이 슬러시나 샤베트 느낌인데. 많은 바나 카페에서 그라니따를 팔지 않는 것이었다! 그라니따는 3월은 되야 판매한다는 곳이 많았다. 그렇다고 그라니따를 파는 곳도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피스타치오는 있었지만 이외 다양한 과일맛은 없었다. 피스타치오, 커피, 레몬맛정도였다. 처음 1일 1개의 젤라또를 목표로 했는데 아이들도 그라니따의 맛에 빠져서 모두들 그라니따만 먹으러 다녔다. 특히나 둘째는 멀미가 날 때는 그라니따를 먹으면 씻은 듯이 멈추기도 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유명한 집이라고 먹어본 그라니따보다도 그냥 관광지 길거리에 사먹은 그라니따가 제일 맛있었다는 사실. 그라니따는 상향 평준화된 그런 음식이 아닐까 한다. 시칠리아에서 유명하다는 붉은오렌지 착즙쥬스도 여행으로 지친 심신을 충전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가능한 많이 먹으려 노력했던 것 같다.대충(?) 먹는 아침식사에 28유로가 나왔다현지인들과 같은 아침식사(?)를 해볼까했다. 이탈리아는 아침 일찍 문여는 카페들이 많이 있었다. 보통 빠르게 문을 여는 곳은 아침 7시. 보통 시차가 안 맞으니 일찍 일어날테고 이날도 4명이 함께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먹고 싶은 것을 다 시켜보았다. 그라니따와 브리오슈, 피스타치오 꼬르네또(이탈리아에서는 크루아상을 이렇게 부르는듯), 초코빵, (사진에는 안 나오지만) 아란치니, 그리고 오렌지쥬스 및 커피를 시켰다. 그라니따와 브리오슈는 각각이 하나의 완성된 음식으로 브리오슈는 따뜻하고 모닝빵처럼 부드럽고 잘 찢어지는 것이 함께 먹어서 더욱 시너지를 내는지는 잘 모르겠더라. 아란치니는 정말 먹어보고 싶지 않는 음식 중 하나였다. 밥 넣고 튀긴 음식을 그렇잖아도 먹을게 많은 이탈리아에서 굳이 먹어야 하나하고 맛이나 볼려고 시켰는데 둘째가 또 너무 좋아하는거다. 본고장에서 맛본 피스타치오는 그라니따, 꼬르네또 그리고 스프레드로 빵에도 발라 먹어봤는데. 뭐랄까. 매우 강하고 고소한 맛(베스킨라벤스 아이스크림에서 맛 봤으니)으로 기대했으나 매우 부드럽고 은은한 맛이었다. 담백하기까지 했는데 약간 땅콩맛. 마트에서도 피스타치오 말린 것을 파는데 싸진 않아 보였다. 가공되지 않는 것을 먹어봐도 땅콩 고소함에는 미치지 않은 은은하게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라고나 할까. 결국 앉아서 먹는다고 4명 자리세까지 받는데 총 28유로가 나왔다. 사실 아침에 이렇게 거하게 먹고 나니 점심을 맛있게 먹을 수 없어 이후에는 이런 거한 아침은 먹지 않았다.호불호가 갈리는 길거리 음식 백종원의 '스푸파' 시칠리아편은 어쩌면 우리나라 여행객의 표준가이드라 할 만 할 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에 나왔던 곳을 찾아가면 그곳 일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한국말로 "곱창!", "백종원" 정도는 능청스럽게 해댔다. 세계 어디서나 동물의 내장 요리는 그 나라의 음식 수준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사실 '내장' 버거의 경우 원조라면 소고기가 유명한 토스카나 지방의 피렌체가 아닐까 한다. 이미 피렌체에서 맛 본 적이 있기에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데 워낙 가족들이 좋아해서 이번에 백종원이 다녀간 곳을 방문했다. 시칠리아 팔레르모관련 유튜브 동영상에 거의 모든 유튜버가 다녀간 곳으로 일부는 한국 사람이라면 안 좋아할 수가 없다고 하고 다른 일부는 호불호가 갈리는 맛이라고 평가했다. 우리가 그랬다. 와이프나 아이들은 내장버거가 맛있다고 하는데 나는 -내장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감동은 없었다. 염통 정도를 아주 야들야들하게 오일베이스에 익혀 소금이나 후추 그리고 레몬으로 간을 한 햄버거? 빵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빵에 따라 맛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던 것 같다.백종원이 다녀가 유명해진 팔레르모 내장버거집'스티키올라(내장구이)'. 사실 내가 길거리음식에 대한 로망이 없어서 그런지 나에겐 그리 대단한 느낌은 아니었다. 백종원이 다녀간 팔레르모 부치리아 시장의 내장구이 가게 근처는 명물이었다. 온동네 내장 굽는 연기가 자욱한 와중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습한 연기라 더더욱 냄새가 장난이 아니었다. 와인보다 맥주가 어울리는 맛이었고. 가족들은 모두 맛에 넋이 나가 있었다. 삽겹살이나 내장을 숯불에 굽는데 안 맛있을 수도 있을까. 막창(?) 또는 대창으로 보이는 파 없이 구워주는 부위가 더 맛있었다는 전언이다. 가족들은 다음날도 또 가자고 해서 다시 갔으나 휴일이 아님에도 비가 오는 날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주변 상인들이 알려주셨다. 그리고 팔레르모 주변을 걷다가 언젠가 본 것 같은 아주 오래되고 깔끔한 내장버거집도 만났다. 1834년 이래로 계속된, 돈을 버셨는지 야외에서 장사하다가 버젓이 큰 가게를 갖게된 히스토리도 매장 주변에 잘 설명이 되어 있었다.리코타 치즈 베이스 디저트시칠리아 대표 디저트하면 '카놀리(Cannoli))'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바삭한 과자(아이스크림 콘 과자와 딱딱한 옛날 강정의 중간쯤 되는) 속에 '리코타' 치즈를 채워 놓은 간식이다. 이것도 워낙 유명하여 맛은 봐야할텐데 사실 단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엄선에 엄선을 거쳐 수녀원 교회에서 운영한다는 오래된 팔레르모의 과자점(I Segreti del Chiostro)에 들리게 되었다. 안에서는 먹을 수 없고 주문 즉시 제조한 것을 받으면 수도원 건물의 회랑에서 맛 볼 수 있다. 맛은 한 입 정도는 맛있게 먹을 수 있으나 한 개를 다 먹기는 매우 부담스러웠다. 안의 리코타 치즈는 치즈라기 보다는 일종의 화이트 초콜렛 맛으로 커피 없이 먹기는 쉽지 않았다. 시칠리아에서 이러한 하드한 디저트가 발달한 이유는 무엇일지. 우리와는 다른 인체 성분 분해 능력을 갖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했다.주문과 동시에 만들어주신다 다시 만난 최고의 에스프레소커피의 나라는 당연 이탈리아일 것이다. 커피에 진심일진데 가격까지 저렴하니 눈물이 날 정도다. 에스프레소는 대부분 1유로를 간신히 넘을 뿐이다. 이탈리아의 역에서 또는 현지인이 넘쳐흐르는 바에서도 계산하는 곳에 달려가 "에스프레소 한 잔!"를 주문하고 애플페이(당연 다른 카드나 현금도 된다)로 결재하고 사람들 숲을 이리저리 뚫고 들어가 바테이블 빈 자리에 영수증을 놓고 엄청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면 방금 내린 걸쭉한 에스프레소 한 잔이 나온다. 우선 한 모금으로 전체 쓴 맛을 감상하고 이후 설탕을 듬뿍 타서 달콤하게 먹는 나만의 방식. 근래 이탈리아를 오고 가면서 많은 커피를 마셔보고 한국하고도 비교해 보기도 했다. 나의 스타일은 커피 원액 추출이 매우 적어서 진득하고 걸쭉한 맛을 좋아하는데 그렇지 못 한 곳도 이탈리아에 훨씬 많았다. 어떤 곳은 오히려 한국의 에스프레소가 더 맛있기도 했는데 그나마 내가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에스프레소는 '르사르 에스프레소'. 암턴, 이제까지 내가 맛 본 최고의 에스프레소는 피렌체 이딸리 1층 에스프레소바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팔레르모 근교 '몬레알레' 대성당 근처에 있던 바였다. 디저트도 매우 포스있어 보였지만 갑자기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하여 간단하게 에스프레소만 먹고 빠지기로 했는데. 그 정신없는 와중에 커피를 내려주던 20대초반으로 보이던 현지인 언니가 한마디 한다. "안녕하세요~" 내가 잘못 들었나. 그녀는 수줍게 자신이 한국사람에게 한국말로 인사했다는 사실에 뿌듯해 한 것 같다. 우리가 한국말 할 줄 아느냐며 놀라고 있으니 "조금요"라고 말했다. 시칠리아의 시골에서도 한국말을 배우는 젊은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가 내려 준 커피맛이 날 놀라게 했다. 뭐지? 이 끈적함은. 고소하고 진득한 에스프레소의 달콤함에 이 시골 변두리의 바가 나의 전세계 1위 자리에 등극하게 되었다. 우연은 가끔은 인생에 자극을 주기도 한다.
2월인 지난주 약 10일간 시칠리아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가장 매력적인 도시를 가장 매력없는 비수기 겨울에 다니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얘기해 보고자 한다. 도시별이 아닌 몇 가지 주제별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주제는 운전편. 우리는 카타니아 공항에서 픽업하여 팔레르모 공항에서 아웃하는 방법을 택하였다. 이미 다녀온 분들을 통해 시칠리아 운전에 대해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렌터카 운전이 초보자들에게 어렵다. 큰 차로 다니면 힘들다. ZTL 철저 준비해야 한다 등등이었다.1. 차선과 신호등이 없는 혼돈의 팔레르모한국에서 이미 운전은 산전수전 다 겪어봤고 유럽 렌터카 운전 및 이미 이탈리아 운전도 해봐서리 딱히 걱정은 안했는데. 팔레르모에서 털릴 줄 몰랐다. 제일 마지막 아웃 도시로 팔레르모를 선택했고 가장 큰 도시라 문명의 이기 및 도시의 안락함을 선사할 줄 알았는데 내 정신을 쏙 빼먹었다. 2월의 시칠리아는 오후 5시면 깜깜해지고 이후 퇴근 시간까지 겹쳐 트래픽이 장난이 아니였다. 찻길은 도로에 움푹 파인상처 난 길들이 즐비하여 차가 계속 쿵쾅거렸다. 찻길엔 딱히 차선은 없었고 큰 길이 아니면 신호등은 없었는데 각종 골목에서 쏟아져 나오는 자동차들이 서로 엉켜 난장판이었고 자동차 전용도로까지 오토바이들이 난데없이 출몰하는 가운데 일반 도로에선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오기도 했다. 처음엔 오히려 흥미진진하게 K운전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며 양보의 미덕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에어비앤비 주인장의 짜증 섞인 메시지(약속시간보다 1시간 반이나 늦었다)와 도무지 앞으로 갈 것 같지 않는 체증에 에라 모르겠다며 머리 내밀기 기술을 시전 하며 빠르게 전진하였다. 우회전 도로에 서있다가 뒤에 트럭이 너무나 빵빵거리는데 한국 같으면 버티겠으나 뭔가 이태리는 다른가 하면 슬며시 비켜주는데 엄청난 욕을 해대며 지나간다. 도로엔 딱히 카메라는 없어 보이니 무법이 따로 없어 보이긴 했다. 도시 중심가를 벗어나 숙소 근처로 오니 이젠 주차와의 전쟁이었다. 골목 하나하나 차 한 대만 들어갈 정도의 공간에 한쪽의 일자 주차가 들어져 있었다. 뭐 주차는 나의 특기 중 하나니 크게 게의치는 안았다. 숙소에 도착해서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서 피로가 몰려왔다. 밤이라 시야가 좁고 신경을 많이 써 더욱 스트레스를 받은 듯싶었는데. 누구에겐 도전해 볼 만한 경험.이 정도 도로는 양반이다2. 큰 차도 전혀 문제없음많은 블로거/유튜버들이 시칠리아 운전에서 큰 차는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고민했으나 우리 가족은 캐리어만 5개가 넘었기에 JEEP 7인승 SUV를 빌릴 수밖에 없었고 약간 긴장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에어비앤비 숙소의 리뷰엔 큰 차는 주차가 힘들다는 의견 또한 많아서 주인장들에게 미리 연락을 취했는데 한결같은 대답은 '함께 노력해 보자'는 답변이었다. 특히, 타오르미나의 산등성 숙소 주차장은 경차만이 주차가 가능하다는 리뷰가 많았는데 실제 도착해서 보니 언덕길에 작은 주차장에 차를 넣는 난이도가 있을 뿐 SUV 7인승을 넣기에 적지는 않았다. 단지, 뒤 트렁크를 열 공간이 없어서 미리 짐을 빼고 주차를 해야 했고 2층까지 무거운 짐을 들고 올라가는 건 애교. 팔레르모 숙소도 큰 차는 주차가 안된다고 했고 주인장도 집 내부가 아닌 외부 주차장을 소개해줬는데.나 : 알겠어. 근데 우리 마지막날 비행기가 오전 일찍이라 아침 7시 전에 출발해야 하는데 외부 주차장에서 차 뺄 수 있음? 거기 사람 나와 있음?주인장 : 사람이 없을 수도 있겠네. 마지막날은 집 마당에 주차해.나 : (그럼 왜 외부에 주차하라고 했을까나)공간이 있다면 모두 주차 구역으로 봐야한다.사진에서 처럼 주차를 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에어비앤비 숙소 선택 시 필터로 무료 주차장 보유를 기본으로 골랐다. 카타니아 역시 주차 문제가 심각했는데 체크인 전 주인장에게 주차 방법을 문의했는데 메시지를 보내왔다. 나중에 예약한 집 주소랑 주차장 집 주소가 달라 혹시 다른 예약으로 착각했나 문의했으나 주인장이 개인적으로 확보한 주차장으로 안내를 한 것으로 숙소와는 약 2~300미터 떨어져 있었으나 쾌적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3. ZTL은 할만한가 이탈리아 운전에서 가장 어렵다는 ZTL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한 번 소개한 적이 있다. (이전글) 물론 아직 귀국한 지 며칠 되지 않았기에 언제 벌금 고지서가 날아올지 모를 일이긴 하다. 시칠리아에서 예약한 숙소 중 2곳이 ZTL 안 쪽에 있어 미리 주인장에게 ZTL 등록을 요청했는데. 타오르미나의 경우 주인장은 "실제로 ZTL은 작동하지 않으니 걱정 말라'라고 답했다. 잉? ZTL이 작동하지 않는 도시가 있다니. 찜찜했지만 괜찮다는데 어찌하겠는가. 그래서 타오르미나는 에라 모르겠다고 하고 마구 구석구석 다닌 것 같다.팔레르모 ZTL 등록서류팔레르모는 주인장에게 당일 오전에 차 번호를 알려주니 바로 등록했다며 15유로를 요구했다. 하루에 5유로 3일간이다. 근데 서류에는 6유로라고 나오는데. 시라큐스 오르티지아섬은 섬 내부가 대부분 ZTL이기 때문에 사전에 블로거들이 추천한 주차장이 유용했다. 특히 시칠리아 유료 주차장엔 이상한 아저씨들이 돈을 요구하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타이어를 펑크 낸다는 댓글도 있어 긴장했는데 다행히 그런 아저씨들은 보이지 않았다. 주차장이 좀 외지고 실내라서 밤엔 좀 무서울 수도 있을 것도 같다. 그럼에도 바로 앞에 전 세계 방문객이라면 모두 다녀간다는 보더리 샌드위치(Caseificio Borderi) 가게가 근접해 있어 행운이었다.4. 비수기의 주차는 행운우리의 여행은 비수기라 어떤 주차장을 가도 주차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성수기 시칠리아의 주차 전쟁은 엄청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럼에도 블로거들을 믿고 너무 안전한 주차장만을 찾아다니다 일부 도시에서는 너무 멀리 주차를 한 경우도 있었다. 사실 이탈리아의 주차장은 파란색 주차라인은 유료로 비용을 지불하고 주차를 하면 되는데 비수기에는 원하는 곳까지 근접하여 주차를 할 수 있을 듯하고 특히나 최근에는 'EasyPark'이란 앱이 있어서 이를 설치하여 유료주차 후 주차장 넘버만 입력하면 대부분 앱으로 결제가 가능하고 시간 조절도 가능하여 매우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노토 숙소 도로. 100여 마리의 양 수를 셀 수 밖에 없었다.비수기 여행의 장점은 어디를 가도 붐비지 않고 어떤 식당을 가도 워크인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나 단점은 대부분의 식당이나 시설들이 휴가 중이거나 휴무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타오르미나 이솔라벨라로 가는 케이블카도 운행을 하지 않았다.5. 렌터카 반납 때 삥 뜯기 썰긴 여행을 마무리하며 9시 반 비행기를 위해 팔레르모 공항에 차를 반납하러 갔다. 나름 연료도 가득 채웠고 풀 보험을 들었다고 생각했다. 허나 가장 신경을 쓰이는 것은 노토 산속 숙소에 들어갈 때 길이 너무 좁은데 앞에 차가 와서 벽 쪽으로 차를 붙였다가 나무에 차옆을 쫙 긁힌 것이었다. 나무가 어찌 금속을 그리 긁어대는지 지금도 이해는 안 되나 열심히 헝겊으로 닦으니 좀 지워지는 것도 같았다. 문제는 팔레르모 AVIS 렌터카 구글 리뷰를 읽어보니 2명 중 1명은 이런저런 트집으로 돈을 뜯겼다는 얘기가 많았다. 흠집 난 것으로 1300유로를 토해냈다는 글. 가장 적은 것은 350유로였다. 연료는 오는 동안 풀에서 약간 눈금이 떨어져 있었다. 예전에 가득 안 채웠다고 50유로를 뜯긴 적이 있었는데 팔레르모 공항 가는 데에는 주유소가 없었다. AVIS 운영 시간이 오전 8시라 난 차를 던지고 무인키 반납을 이용할 참이었는데. 오전 7시 도착했는데 마침 직원이 딱 출근하는 게 아닌가.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아저씨. 타이어가 찢겼단다. 잉? 아니, 차를 처음 받을 때 타이어까지 꼼꼼히 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나. 그러나 노토의 그 돌산을 지날 때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흠집은 넘어갔는데. 연료는 돈을 받아야겠단다. 우리는 풀보험을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든 보험은 "1800유로가 넘어갈 때 지원이 되고 그것이 안 넘으면 우리가 부담해야 한다"는 보험이었다. 보험은 와이프가 들었고 와이프도 자세히 보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 그들이 청구한 금액은 얼마냐? 타이어 235유로+연료 안 채운 거 15유로 해서 총 250유로. 난 흠집 난 거 넘어간 것이 행운이라 생각되고 타이어는 사실 시칠리아 운전이 터푸하고 도로도 음푹 파여 있어 흔하게 일어나는 것 같긴 한데. 액땜한 것으로 보고 금액에 합의했다. 지나고 보니 빨리 차를 버리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던 것 같았다.아몰라. 시칠리아에서는 흔한 일이 아닐까 한다.
자연의 재료 - 돌로 만든 집난 건축쪽 종사자는 아니나 주거 생활에 관심이 있기에 정리차원에서. 우리는 수백년에 걸쳐 목재 위주로 건축하여 거대한 건축물(성 빼고)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유럽의 주요 거주형태는 석축이기에 몇 백년 동안 유지될 주거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층고가 높았던 카타니아 주택이번 여행에서 주로 도시의 중심지+주차장보유로 숙소를 정했는데 주택들도 대부분 100년은 족히 넘은 집들이었다. 특히, 카타니아의 집은 층고가 매우 높았는데 아마도 에어비앤비(?)를 하면서집의 일부를 복층으로 만들어 방과 욕실을 추가한 것으로 보였다.특히, 팔레르모의 주택은 큰 대문을 통해 들어가면 중앙에 주차장이 있었는데 예전엔 정원이 놓여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주차장으로 큰 대문은 예전에 마차가 지나가야해서 2층 높이로 크지만 사람이 지나는 문은 한쪽에 작게 나아 있었다. 대부분의 집 앞에는 ‘Palazzo’라는 문패가 걸려있었는데 이는 왕궁 근처 귀족들이 살던 곳으로 한때는 궁이었을텐데 현재는 하나의 주택을 최소 8개로 쪼게어 8가구가 쓰고 있는 다세대(?)주택으로 변모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중 몇몇 집은 주인이 살던 큰 방을 가지고 있을테고 다른 가구는 하인(?)이나 일꾼이 쓰던 방이었을텐데. 이곳도 리모델링을 하면서 화장실이나 방들을 추가로 공사한 흔적이 많았다. 일부 저렴한 에어비엔비의 오래된 주택을 보면 싱크대와 화장실이 함께 있는 곳들도 보이는데 이는 아마도 수전 등 수도를 분배하는 공사가 어렵거나 오래되어 쉽지 않음을 알 수도 있다.여름의 시칠리아는 매우 더운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기후는 그늘에서는 시원하거나 서늘한데 우리는 더울수록 창문을 열지만 유럽 특히 시칠리아는 창문을 닫고 돌집으로 들어간단다. 에어컨도 없는 곳에서는 창문에 햇빛 가리게까지 닫고 나면 나름 시원했다고 한다. 시칠리아 주택들의 대부분의 창문에 나무로 된 햇빛차단 가리게가 달려 있는데 단순 프라이버시를 위한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단열재가 없는 나라지중해의 도시이자 아마도 영하로 내려가지 않을 시칠리아에는 단열재라는 것을 쓰지 않을 것이다. 겨울의 시칠리아는 내가 여행했을 때 영상 15도정도 됐지만 겨울의 시칠리아는 습하고 으슬으슬했다. 햇빛이 비치는 15도는 반팔도 가능했지만 그늘에 들어서면 서늘했다. 특히 밤이나 새벽에는 10도 이하로 떨어졌는데 쉽지 않았다. 우리는 작은 전기장판과 핫팩으로 무장했는데 당연하게도 온돌은 존재하지 않았다. 겨울는 일명 ‘라디에이터’가 설치되어 있거나 온풍기 겸용 에어컨이 설치되어 뜨거운 바람으로 난방을 하니 실내는 매우 건조했다.예전에 귀족의 중정이었을 팔레르모 주택특히나 팔레르모 숙소에 도착했을 때 주인장이 “내가 너희들을 위해 따뜻하게 보일러 켜 놓았어!”라고 얘기해서 기대했으나 너무 썰렁하여 온도를 보니 ’21도’로 맞춰놓았었다. 그들은 21도가 매우 높다고 생각하나 본데 우리집 겨울 보일러 온도는 평균 26도(우리집 보일러 안틀어도 의외로 따뜻하다). 근데 이놈의 시칠리아 보일러는 아무리 높혀도 24도를 넘어가지 않는다. 물론 한겨울에도 반팔로 생활하는 우리는 좀 더 에너지를 절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극기훈련을 한 듯한 노토의 집이번 여행에서 한 번은 도시를 벗어나 자연속에서 편안한 일상으로 생활할 집을 구했다. 예전 아그리투리스모 같이 오래된 성이나 고택을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더욱 춥고 고생이었지만 지나고 나면 추억이었었다. 이번에도 그 고생을 기억하지 못하고 추억만 생각했다가 매우매우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았다.노토(Noto)로 검색했지만 결국 노토와 40분 떨어진 산 꼭대기였고 어느 정도 올라가니 포장된 길이 아닌 돌길(아마도 이때 타이어가 찢긴게 아닐까 한다)이 쿵쾅쿵광. 숙소에 근접하자 전화기 신호음이 잡히지 않는 산속이었다. 그리고 도착한 집엔 소와 말들을 풀어놓고 기르고 있었다. 산속에 올라오니 무지 춥고 무서웠다. 주인장에게 가장 먼저 난방을 물었는데 벽난로를 가르킨다. 아. 거실이야 그렇다치면 방은? 주인장은 방문을 열어 보였다. 문을 열고 있으면 거실의 열기가 들어간다고. 가족들의 일그러진 얼굴이 선명했다. 이곳은 태양열로 전기를 만들기에 밤에는 특히나 전기를 아껴야 한다고 했다. 세탁기나 식기세척기가 있긴하나 대낮에 햇빛이 잘 드는 날에만 사용가능하다고 했다.바닥은 돌이고 인터넷 및 TV도 안되고. 전화도 안되고 불빛은 어둠컴컴하고 너무너무 춥다. 환경운동가의 집처럼 쓰레기를 타는 것과 타지 않는 것으로만 분리한다고 했고. 이 집도 백년은 족히 넘는 한때 마굿간(?)으로 쓰던 곳을 리모델링하지 않았을까 했다. 다행히 뜨거운 물은 나왔는데 3명이 연속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했다. 우리는 밤늦게까지 벽난로 앞에 앉아있었다. 언제나 유튜브나 SNS을 보곤했던 우리 가족은 멍하니 벽난로 불멍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아이들이 불놀이하는 것은 좋아한 것 같다. 밤에 씻는 건 불가능했다. 첫 날은 악몽이었고 그냥 나머지 숙박을 포기하고 떠나려고 했는데. 둘째날은 적응이 됐는지 나쁘지 않았다. 밤하늘 별빛은 반짝였고 이틀간의 전화와 인터넷이 없는 세상은 또다른 세상이었다. 옆에 살던 주인장은 프랑스 사람이었다. 매우 건강하게 보였다. 인터넷이 터지지 않아 떠날때도 인사도 못했네. 불편하면 왓츠앱으로 연락하라고 했는데 연락이 되야 말이다. 이곳을 떠난 후 1주일 이상까지 외투에서 장작의 그을린 스모크향이 계속 됐다는 슬픈 얘기가.세컨하우스 전문 타오르미나시칠리아의 꽃이라는 타오르미나 주택에서도 2박을 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발코니. 물론 겨울이라 한 번 앉아보지도 못했다. 비교적 최근에 지은 집으로 추측되면서 철근콘크리트가 아닐까 생각된다. 바다를 향하여 많은 주택들이 즐비해 있었는데 한겨울 불이 켜진 집은 주변에 우리집 뿐이었고 대부분은 사람이 안 사는 것 같았다. 이 모든 집들이 세컨하우스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마도 차없이 타오르미나를 온다면 버스나 기차역에서 이 동네까지 걸어서 올텐데 큰 언덕(?)이나 계단은 없을 수도 있지만 바닥이 돌이라 큰 가방은 무척이나 바퀴에 충격은 가해지겠다. 노출배관 팔레르모 몬레알레 대성당 이미 수백년전에 건축된 유럽의 성당은 언제나 황홀하다. 많은 유럽의 성당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화려하고 웅장한 성당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언제나 궁금했던 오래된 건축물에 전기나 수도 및 난방은 어찌하는지 늘 궁금했다. 몬레알레 대성당에서 눈으로 그 현장을 본 것 같다.수도와 같은 배관이 천장 등지에 노출형태로 놓여있었다. 아마도 나중에 수도를 넣어야하니 현대와 같은 벽체 일체형 배관은 아니였겠지. 보기에 흉하지 않고 이탈리아스럽게 예쁘게 노출되어 있었다. 겨울에 영하로 떨어지지도 않으니 얼어서 터지지도 않겠지. 전기배선도 지붕이나 외부로 둘러서 놓여있었는데 막히거나 끊어져도 수리하고 보완하는게 수월해 보이기도 했다.별 대단한 글은 아닌데. 건축이나 주거는 그 나라의 역사나 환경을 말해주겠지? 이탈리아의 풍부한 돌을 사용한 흔적을 많이 보았다. 아마도 주변의 자연을 활용한 건축을 추진했을텨. 우리처럼 모든 재료를 다 수입에 의존하지 않는 점은 부러웠고. 우리에게는 춥고 불편하게 보이는 그들의 주거 생활도 나름의 이유와 어쩌면 이제는 나름 편안한 상태로 바뀌어 있을수도. 그럼에도 우린 30년만 지나면 재건축에 난리인데 수백년간 수리하고 관리하면서 건물을 잘 보존하는 그들이 대단하게 보였고 어려서부터 예술적이고 낭만적인 건축물을 보고 자란 이유로 세계적인 건축가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이탈리아의 힘을 봤다면 오버일까.
반전의 시칠리아 와인나는 와인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엄청난 전문가는 아닌 것 같고. 난 와인으로 유명한 산지로 여행을 다녔다. 그동안 다녔던 프랑스 보르도, 스페인 리오하나 리베라 델 두에로, 이탈리아 키안티, 몬테풀치아노 등 토스카나와 바롤로 같은 북쪽 지방 등. 와인을 찾아 애덜을 앉고 업고 다녔다. 그러다 이탈리아를 좋아하게됐고 올해 쉽게 가기 힘들 것 같은 시칠리아 섬으로 여행지를 정했을 때 와이프는 거기 와인도 유명하냐고 물어봤다. 와이프는 술을 거의 마시지 못 했으나 결혼 이후 술이 조금 늘어 와인 반 잔 정도를 마시면 취하는 가성비 좋은 사람이다. 허나 시칠리아를 정한 건 사실 와인 때문이 아니라 풍성한 식재료와 광활한 자연이 좋았을 뿐. 시칠리아 와인을 접해 본 적은 없었다. 오히려 남쪽의 습하고 더운 지역이라 내가 싫어하는 드라이하지 않은 와인일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 보기도 했다.비수기 와이너리 투어가 좋은 점은 관광객이 적거나 없어 스폐셜 경험을 할 수도 있다는 건데. 나의 최애 와이너리인 스페인 리베라 델 두에로에 위치한 'Emilio Moro'을 잊을 수 없다. 예약도 없이 그냥 구경이나 해볼량으로 문을 열고 머리를 빼꼼 내밀었는데 담당자가 놀라는 것이다. 어떻게 왔냐고 해서 걍 구경이나 해볼까 해서 왔다고 했다. 보통 와이너리 투어 예약을 하면 소요시간은 1시간 정도이고 30유로 안팎의 투어비에 마지막 3~4잔을 시음할 수 있다. 난 특히나 오크통 저장공간이나 포도밭 투어는 사실 힘들기도 하고 거기서 거기 같아서 바로 시음하는 것을 원하기에 최근에는 예약보다는 그냥 예약없이 Shop으로 바로 가서 시음하는 것을 선호했다. 담당자는 처음엔 당황하다가 들어오라며 인생 와인이 된 'Malleolus'를 맛보게 해주었다. 생전 그런 향은 처음 맡아봤다. 가죽, 후추 그리고 담배(?) 향이 뒤섞인 그 특유의 고급스런 향이었다.비수기에 이 모든 시음이 꽁짜였다.와이너리 투어의 꽃은 해당 와이너리에서 운영하는 호텔 숙박 또는 그들의 레스토랑에서 와인페어링하며 먹는 식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뭐 수익을 바라지 않는 사업을 없겠지만은 진정 본인들의 와인 스피릿(?)에 가장 적합한 식사나 건축을 보여주는 경험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이번 시칠리아 여행에서는 와이너리 식사를 예약하고 싶었고 검색을 하고 있었는데 글쎄 2월에 문을 아예 닫아서 예약을 받지 않는 와이너리들이 많았다. 순간 당황했는데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화산섬인 에트나 화산 근방에 대표 와이너리는 3곳정도로 추려볼 수 있었다. 'Donnafugata', 'Tenuta', 'Benanti'. 시칠리아 서쪽지방에도 와이너리들이 많이 있긴 했는데 동선상으로 애매했고 더군다나 찾아보니 마르샬라 지역 주정 강화 와인이 유명했는데 나는 이런 강한 도수의 '포르투 와인' 스타일의 걸쭉한 와이도 별로 였기에. 특히나 포도밭에 화산재의 역학 관계가 궁금하기도 했다. 이들 중 순서대로 들어가다가 2월 예약을 받는 와이너니에 예약하게 되었는데 그곳은 'Benanti' 와이너리. 점심 식사와 와인페어링은 90유로에서 200유로까지 종류가 있었는데 난 그 중간인 120유로 상품을 예약을 했다. 와인 없이 그냥 식사만 하면 60유로였다. 우린 어른3명에 아이2명이었는데 어른 1명은 운전을 해야했기에 풀코스는 2명으로 예약했다. 총 420유로였고 당일 취소는 안된다는데 결재를 하지 않았는데 노쇼 수수료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몇 가지 궁금증이 있어서 메일로 문의했는데 답변이 2월초에 와서 의아했는데 이곳도 1월에는 문을 닫았다가 2월초부터 다시 오픈하여 답변이 늦었다고 알려왔다.와이너리는 에트나 화산 아래에 위치해 있었는데 에트나 화산을 한 번 경험코자 올라가다가 활화산이란 소식에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가지 말자고 울려고까지 했다. 자욱한 안개에 매우 위험해 보이기도 하여 차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한 시골 마을에 위치했던 와이너리는 구글 네비를 찍고 갔음에도 입구가 너무나 작고 도로변에 위치하여 몇 번을 돌다가 간신히 발견했는데 들어가선 본 풍경은 너무나 고즈넉했다.원래 일정은 13시30분에 시작하여 2시간 코스였는데 우리는 이보다 앞선 13시전에 도착하게 되었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대기실에 앉아 있었는데 잠시만 기다리라고 화이트와인과 아이들을 위한 음료를 내왔다. 혹시나 했는데 해당 프로그램에는 우리 가족만 참여하게 되었다. 배가 고픈데 포도밭 투어를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우리 표정이 너무 배고파 보여 바로 식사를 시작하겠다고 했다.와인은 순서대로 5가지로 페어링하는데 첫번째 스파클링 와인은 치즈와 햄으로 구성된 플레이트로 시작되었다. 설명은 본인을 이 와이너리 가문의 아들이라며 매우 자랑스러워하던 남자였다. 특히 치즈는 3가지가 나왔는데 염소젖으로 직접 만든 치즈로 1년, 2년, 5년 치즈를 맛볼 수 있게 해주셨다. 치즈가 오래될수록 진하고 향도 녹진한 것이 오래된 치즈가 왜 맛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더군다나 이곳에서는 쓰는 식재료는 모두 근처 또는 직접 농사짓는 것들이라니 시칠리아에서 맛 본 음식들 중 단연 최고일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도 지루하지 않게 설명을 해주셨고 아이들을 위한 쥬스와 햄을 따로 준비해 주시는 등 배려해 주셨다. 가지를 좋아하지 않는 우리들도 이들의 가지요리 '카포타나'가 이렇게 맛있는건지 처음 알았고 돼지구이인 '포르케타'는 레드와인과 마셔야 한다는 등 설명을 이어갔다. 특히나 2병의 레드 와인이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숙제를 내주시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 등 식사 시간 2시간이 금방 흘러가고 있었다. 레드와인의 미세한 차이. 그리고 와인이 열리면서 맛의 차이가 어떻게 변하는지까지 완벽한 체험을 경험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와인은 현지에서 가장 맛있을 때 먹는 것이 최고가 아닐까. 마지막에 손수 만든 시칠리아 전통 디저트와 디저트 와인까지 페어링하고 마지막에는 자칭 '미슐랭 출신'이라는 세프들까지 나와서 인사해 주셨다. 와이너리 투어는 사양했는데 마지막 코스는 와인샵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식사비와 와인 구입비로 엄청난 금액을 썼지만 시칠리아에서의 경험 중에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었다.시칠리아 네추럴 와인의 정신검색을 하다보면 팔레르모에 유명한 네추럴바(dal Barone)가 있다고 해서 지친 몸을 이끌고 가보았다. 네추럴 와인은 나도 그리 익숙하지는 않다. 나는 안정적이고 가격이 합리적인 일반 상업적 와인을 더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일단 주인에게 와인 추천을 요청했고 이미 저녁 식사를 하면 한 병을 먹고 왔기에 가벼운 화이트 와인으로 요청했다. 첫 와인은 매우 샤우어한 와인이었는데 이 와인도 맛이 나쁘진 않았다. 두 번째 추천한 와인이 너무도 괜찮아서 한 병(24유로정도했다) 사오기까지 했는데 너무 괜찮아서 다음날 해당 와이너리를 찾아가려고까지 했다. 비가 추적추적오던 팔레르모의 작은 골목길 차가운 겨울밤에도 와인마니아들은 야외 좌석이 꽉찰만큼 분위기있게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와인의 맛은 거칠지만 이들의 마음은 뜨거워 보였다. 매일매일 하루에 와인 1병을 먹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1주일정도 지나면 몸에서 잘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현지의 저렴한 와인을 놓치고 갈 수도 없으니 어찌하란 말인가. 아그리젠토에 가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근처 시골의 한적한 식당(사실 미치 찾아 놓긴 한 곳)에 들어가 이 집에서 제일 좋은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한동안 고민하던 주인은 20유로짜리 귀한(?) 와인을 추천해줬는데 그 맛이 상상을 초월하는거다. 여행에서 우연하게 맞나는 새로운 와인은 날 언제나 행복하게 만든다. 이후 아그리젠토 와인도 믿음을 갖고 주문했다.
맛에 대한 집념 - La Capinera구글의 알고리즘인지 언제부터 구글맵에서 레스토랑을 검색하여 리뷰를 보면 한국인 리뷰가 제일 높은 순위로 뜬다.한국인 리뷰는 믿음직스러울 뿐 아니라 어떤 메뉴를 먹어야 하는지까지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같은 민족의 친절함과 연대의식이랄까. 나는 여행지에서 식당을 정할 때 현지에서 검색을 딱히 하지 않는다. 미리 인터넷으로 한국인 유튜버나 블로거들이 이미 검증한 식당을 표시해 두곤 하는데 그럼에도 그것 중에서만 고르는 것이 아니라 실제 동선을 통해 근처에 있는 곳들을 하나하나 클릭해 본다. 이럴경우 뜻밖의 월척을 낚기도 한다. 바로 이 식당이 그랬다.시칠리아의 식당 중에는 저녁 장사만 하는 곳도 많이 있었다. 일요일에는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기 일 수 였는데 라구사 시골에서 일요일 문 연 식당을 찾아 헤메일 생각을 하니 걱정이 되었다. 이곳은 일요일 점심에 문을 여는 아주 소중한 공간이었다. 나의 동선상 급하게 카타니아에서 라구사에 들려 다시 노토 숙소로 이동하는 동선에서 점심을 라구사 근처에서 해야했는데 이미 표기한 식당은 비수기이자 일요일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근처 식당을 하나하나 찍어보고 있었다. 혹시나하고 찍어본 식당은 La Capinera. 라구사 한적한 외곽에 위치한 곳이었는데 구글평점이 4.5점이나 됐고 일요일 점심 영업을 한다는 것이 아닌가. 시칠리아 전통 식당으로 보였는데 매우 세련되어 보였다. 그리고 리뷰에서 발견한 단 한 명의 한국인의 극찬. 지금도 리뷰에 있는 그의 코멘트는 너무나 믿음직스러웠다.리뷰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찾기도 매우 어려웠다. 차 한 대 간신히 들어갈만한 내리막길에 여기가 맞나 하고 들어간 곳에는 이미 주차한 차가 여러대였고 식당은 매우 고풍스러웠고 실내는 매우 넓었다. 우리는 거의 오픈과 동시에 예약없이 들어갔는데 주인이 매우 난감해 하고 있었다. 이 넓은 곳이 거의 예약으로 가득찬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주인은 우리에게 자리를 만들어 주어 안내하였다. 놀라웠던 것은 이곳은 이 동네에서 가장 핫한 식당으로 보였고 입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정장이나 맵시를 뽑내면서 들어오고 있었다. 마치 대가족이 일주일에 일요일에 모여 가족 식사를 하는 모습이었다.갈증이 나서 맥주를 시켰는데 시칠리아에서 메시나 맥주와 쌍벽을 이루는 'Seme dorato' 맥주가 나왔다. 무난하고 청량한 맛이었다. 시칠리아에서는 대부분 (소금맛) 메시나 맥주를 마시라고 들었는데 식당에는 이 맥주도 점유율이 높았던 것 같다. 안티파스타를 고민하다 시칠리아 전통 세트 메뉴가 있어 주문했다. 이름하야 '시칠리아 시골 음식 혼합 샘플러'. 다양한 맛을 간단하게 맛보는 것이 좋았다. 콜드 컷 살라미류와 수제 잼과 함께 나온 치즈 그리고 가지나 시금치류를 케이크형태로 만들거나 깊게 조려 파이 형태로 먹기 좋게 구성했다. 문어 스테이크 밑에 샐러드가 함께 나왔는데 드레싱이 보라빛으로 상큼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일요일 점심에는 피자는 안된다고 아마도 손님이 많아서 그런듯 보였다. 웃긴 것은 아이들이 몇 일 파스타를 먹었다고 파스타는 절대 안 먹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탄수화물이 아닌 단백질을 취하기로 하여 바베큐류를 시켰다. 진짜 아일랜드산인지는 모르겠으나 토마호크를 킬로 단위로 시켰고 이외 양고기 스테이크와 등심 스테이크까지 주문했다. 양고기에는 약간 냄새가 나긴 했다.어느새 식당 안은 만석이었고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면서 느꼈던 점은 이 동네분들은 레드와인 한 잔씩을 마시며 식사를 하는데 식구들이 와인을 몇 병째 까는 가족은 보지 못했다. 점심엔 이들도 간단하게 마시나 보다. 이들은 간단한 안티파스타와 다음 코스로 파스타류를 많이 드셨다. 거하게 스테이크를 산처럼 쌓아놓고 먹는 가족은 없었는데. 대부분 2대에서 3개 가족들이 함께 있었고 자리를 비운 가족들을 보니 밖에서 모두가 담배를 피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사진은 홈페이지와 구글맵 리뷰에서 퍼왔습니다맛있는 아몬드 파르페 디저트와 에스프레소를 먹었는데 에스프레소는 따로 돈을 받지 않았다. 나중에 계산을 했는데 자리세(Coperto)가 인당 2.5유로였고 5인 가족 총 200유로정도가 나온 것 같다. 중소도시라 그런지 거하게 스테이크류를 많이 먹었음에도 음식의 단가는 높지 않았다.La Capinera C.da Arancelli, SS194, 97100 Ragusa RG
비수기 썰렁한 타오르미나시칠리아의 둘째날이 밝았다. 어제는 새벽에 도착하여 긴하루를 보냈고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밤새 내리던 비도 얼추 멈추면서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2월의 비가 그친 시칠리아 아침은 약 10도 정도로 가벼운 옷차림은 피해야했다.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주변도 돌아볼겸 이 도시를 어찌 공략해야 할지 전체적인 구도를 파악해 볼 필요도 있고. 참, 새벽 에스프레소도 빠질 수 없을 것이다.어제 호스트는 타오르미나의 공원(Villa Comunale di Taormina)을 추천했고 레스토랑도 추천했다. 레스토랑은 워크인은 안되고 예약이 필요한데 필요하면 예약을 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굳이 내가 이미 체크해 놓았던 곳도 많았기에 건조한 답변만을 했었다. 오전 7시전에 집을 나갔다. 타오르미나란 도시는 언덕위에 작은 성처럼 오밀조밀 모여있었다. 지도를 보면서 우리가 낮에 가야할 장소들을 머리에 그리면서 다녔다. 아직은 문을 연 카페는 보이지 않았고 이곳에서 그리니따로 가장 유명한 Bam Bar는 문이 굳게 다쳐있었다. 비수기에 장기 여행을 떠난 아쉬운 장소들. 니들도 살아야겠지.그렇다. 비수기 시칠리아 아침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는데. 생각해 보면 1년내내 365일 미어 터지는 손님을 상대하긴 힘들께다. 이들도 휴가가 필요할 것이다. 휴가는 최소 1~2달은 가는듯 싶었다. 꼭 사보고 싶었던 치즈가게(La Bottega del Formaggio)도 문을 닫았다. 이곳은 구글지도에서는 영업을 한다고 했는데 장기휴가를 떠나 있었다. 한국인 리뷰도 좋고 비싼 레스토랑에 지칠 때 동네 반찬가게에서 이것저것 샐러드나 플레이트 등을 사다 먹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아쉬움이컸다. 정원도 7시쯤엔 문이 닫혀있는데 근처에서 구수한 커피향이 났다. 7시가 넘으니 이른 카페가 문을 열기 시작한 것 같았다. 근처 카페에 가서 에스프레소보다 위보호를 위해 카푸치노와 간단한 빵을 먹었다. 주변 노동자(?)들이 가볍게 와서 커피 한 잔씩하고 가고 있었다.누가 뭐래도 타오르미나하면 하면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은 Osteria da Rita일 것이다. 구글리뷰도 훌륭하고 한국 유튜버들의 필수코스이자 현장 예약만 가능하여 긴 대기를 해야한다는 전설의 식당. 다행히 비수기에도 열심히 영업중이었다. 일단 위치를 파악하고 이따 점심에 올려고 했는데 바로 옆 뭔가 포스가 느껴지는 식당을 발견하다. 매우 모던하고 품위있어 보이고 격식을 차려서 가야하는 곳으로 보였는데 갑자기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만 먹기는 아쉬울 듯하여 이곳에 꽂히고 말았다. 이름은 Bistrot du Monde. 근데 자세히보니 이곳은 호스트가 추천한 곳이 아닌가! 우리가 바로 예약해도 될 듯한데 지인찬스를 쓰면 더 잘해주지 않을까해서. 당일이었지만 이곳에 가기로 하고 숙소에 들어와 호스트에게 예약을 부탁했다. 이게 좋은 선택인지 나쁜 선택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이 동네 가장 핫하다는 식당. 비수기에도 문을 열었지만 대기가 길지는 않았다.미스터리 영수증본 식당의 야외 좌석. 밤엔 더욱 운치있어 보인다. 계산하는 법만 빼면 말이다.오후 12시 오픈시간에 맞춰 찾아갔다. 물론 아무도 없었다. 야외에서 먹고 싶었지만 약간은 추위가 있어 안쪽으로 안내받았다. 들어가는데 직원들이 보여줄 것이 있다며 우리를 끌고 주방으로 갔다. 오늘 방금 도착한 생선들을 보여주겠다고 아우성이다. 너무 먹음직스럽지 않냐고. 사실 생선을 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저리 열심이니 안 먹을 수도 없었다. 메뉴판을 보니 오늘의 생선은 킬로당 90유로. 몇 킬로인지는 모르겠지만 5명이 먹을 수 있냐고 하니 가능할 수 있다고. 어차피 애덜은 스테이크랑 파스타를 시켜줄 생각이니 어른 3명이 먹기엔 충분하다고 한다. 어떻게 나오는지는 몰랐다. 점심이니 가볍게 화이트 와인을 추천받았다. 60유로짜리로 선택했는데 맛은 깔끔하니 생선이랑 잘 어울릴 듯 싶었다. 주방까지 끌고 들어가 보여준 생선. 이중에 뭘 먹었는지도 모르긴하다. 지금보니 민어?아이들은 까르보나라 파스타를 2개로 나워달라고 했고 안티파스타로 앤쵸비샐러드를 시켰다. 짜지 않고 상큼하니 입맛을 돋구었다. 갑자기 주방장이 헐레벌떡 나오더니 생선에 엄청난 생선알이 있다고 난리가 났다. 혹시 이걸로 파스타 먹을래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우린 당연히 좋다고 했는데. 이게 가격에 포함되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1개만 주문해서 나눠먹겠다고 했다. 근데 생선알 파스타도 두 접시가 나왔다. 이것도 나눠주는 건지 두 접시 양은 상당했다. 성게알 파스타처럼 약간 비린 맛이 있었지만 걸쭉하니 먹을만했다.이제 요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첫번째 요리는 세비체처럼 올리브유에 듬북담겨 채소랑 같이 나왔는데 상큼하니 깔끔했다. 이후 생선이 통째로 나오더니 살을 바르기 시작했고 5 접시로 나눠 담아 그위에 구운 감자, 시금치빵? 두부? 등을 올린 후 소스를 뿌려서 주었다. 소스는 생선알 파스타처럼 생선알, 올리브, 과일 등을 넣고 푹 끓인 것으로 담백하고 달짝지근해서 텁텁한 생선의 맛을 잘 잡아주었다.앤쵸비 셀러드와 파스타 그리고. 이날 이후로 시칠리아에서 파스타를 먹지 않았다.파스타의 양이 대단했던지 5명이 먹어도 충분한 양이었다. 빵으로 소스 마지막까지 잘 닦아 먹고 와인도 한 병 비우니 레스토랑 주인이 인사를 하러왔다. 매우 깔끔하게 옷을 입고 맛은 어땠는지 묻기도 했다. 그리고 식당 벽에 붙은 자신의 사진을 설명했다. 본인도 해외여행을 좋아한다며 이스탄불에서 아내와 찍은 사진을 가르키며 설명을 해주었다. 때마침 아내도 식당에 들어오고 옆 테이블에서 함께 식사를 같이했다. 다른 손님들도 한 두 명씩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주인은 식당에서 식사-파스타를 먹고 있었다-를 하면서 전반적으로 식사의 맛과 서비스를 경험하고 있어 보였다.맞지도 않는 계산서는 왜 주는거니.얼마가 나올까 궁금했는데 200유로는 충분히 넘어보였다. 마지막에 아내가 계산을 하고 나왔는데 290유로를 지불했다고. 잉? 계산서를 보고 싶다고 했는데 아내가 다시 들어가 계산서를 가져나왔다. 뭔가 이상했다. 와인은 분명 60유로였는데 75유로로 써있고 스테이크는 계산서에 없고 생선알 파스타는 2개로 적혀있었다. 다시 가서 얘기할까 하다가 결국 스테이크 값을 고려하면 와인과 파스타에 붙은 금액이랑 비슷해보여 그냥 말았다. 가끔은 이들이 왜 이렇게 계산서를 엉터리로 작성했을까 고민해 보기도 했다. 291유로에서 1유로 깎아준 걸로 고맙다고 해야할까. 맛있는 식사로 이 미스테리한 의심은 접기로 했다.